치아에 충치가 깊게 진행되거나 치수(신경)가 노출되면 일반적으로 신경치료라고 부르는 근관치료를 받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경우에 치수 전체를 제거하는 신경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에는 감염되거나 손상된 치수만 제거하고 건강하게 남아 있는 치수 조직을 보존하는 생활치수치료(Vital Pulp Therapy, VPT)가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생활치수치료(VPT)란 무엇인가?
생활치수치료는 치아 내부의 치수 조직을 모두 제거하는 대신, 손상되거나 감염된 부분을 적절하게 제거하고 건강하게 남아 있는 치수를 보존하는 치료입니다.
치수에는 혈관, 신경, 결합조직 및 다양한 세포가 포함되어 있어 치아를 장기적으로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며, 외부 자극에 대응하는 방어 반응에도 관여합니다.
따라서 치수를 일부라도 보존할 수 있다면 치아를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생활치수치료와 신경치료의 차이
생활치수치료와 신경치료의 가장 큰 차이는 치수를 얼마나 보존하느냐에 있습니다.
치수를 보존함으로써 얻는 장점이 크기 때문에, 최근에 이러한 생활치수치료가 더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구분 | 근관치료 | 생활치수치료 |
| 치료 목적 | 감염된 치수 전체를 제거 | 가능한 치수 보존 |
| 적용 여부 | 치수 보존이 어려울 때 | 치수 상태에 따라 결정* |
| 치아의 수명 | 구조적으로 취약 | 장기적인 치아의 수명 연장 |
| 치료 횟수 | 2~3회 | 1~2회 |
| 주요 과정 | 근관 확대·세척·소독 및 충전 | 감염 조직 제거, 지혈, 생체재료 적용 |
| 치료 경과 | 예측 가능 (2~3일 뒤 통증 감소) |
예측하기 어려움* |
하지만 실제 진료실에서 이러한 생활치수치료를 통상적인 근관치료처럼 활발히 진행하기는 어렵다고 느껴집니다.
제 경험상, 치수가 노출되었을 때 지혈하고, 재료가 굳는 시간을 기다리는 등 통상적인 근관치료보다 진료 시간에 오래 걸린다는 점이 단점으로 느껴졌습니다. 또한 이렇게 생활치수치료가 잘 마무리되면 좋은데, 만약 치수의 감염 정도가 심한 경우에 생활치수치료를 시도하다가 근관치료로 넘어가야 하기 때문에 진료시간이 2배로 늘어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생활치수치료 후 치료 경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신경치료의 경우 보통 치료 후 2~3일 정도 아프다고 느끼고 난 뒤에는 통증이 많이 경감되는 반면, 생활치수치료는 감염된 신경이 다 제거되지 않아 전체 신경이 감염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면, 치료 후 통증이 지속될 수 있고, 결국 신경치료를 받아야 할 수 있으며, 이러한 과정에서 환자에게 급성 통증이 있을 수 있습니다.
만약, 장기적으로 생활치수치료가 유지되지 못하고 근관치료로 넘어가게 될 경우, 치수가 석회화가 되어 근관치료가 어려워 질 수 있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생활치수치료가 활발히 진행되는 이유는 신경을 살려두는 것에 장점이 크기 때문입니다. 치수에는 혈관과 신경, 결합조직, 다양한 세포들이 포함되어 있고, 치수가 외부 자극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방어 반응을 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어린 영구치에서는 치수를 보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모든 사람이 생활치수치료를 받을 수 있을까?
생활치수치료의 가능 여부를 결정할 때 확인하는 것을 살펴보겠습니다.
미국근관학회(AAE)는 치수 상태를 임상적으로 정상 치수, 가역적 치수염, 비가역적 치수염 등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가역적 치수염까지를 주로 보존치료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치수의 염증이 단순히 증상이나 진단명만으로 명확하게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치수의 염증은 어느 순간 갑자기 '회복 가능'에서 '회복 불가능'으로 바뀌는 것처럼 명확한 경계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환자가 특정한 증상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치수를 제거하기보다는 여러 임상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치수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경우에는 치료 가능성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치수 노출 후에는 치수 조직의 상태와 출혈 양상을 확인할 수 있으며, 지혈이 가능한지도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됩니다.
AAE Position Statement on Vital Pulp Therapy
https://www.aae.org/wp-content/uploads/2021/05/VitalPulpTherapy_PositionStatement_v2.pdf
생활치수치료시 중요한 것들
1. 감염된 우식 조직의 완전한 제거
치수 노출이 발생한 경우에는 감염된 우식 조직을 전부 철저하게 제거하고 치아 내부의 오염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수의 상태를 평가하고 이후 적절한 생체재료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깨끗하고 오염이 적은 치료 환경을 확보해야 합니다.
2. 차아염소산나트륨(NaOCl)을 이용한 세척과 소독
생활치수치료에서는 차아염소산나트륨(sodium hypochlorite, NaOCl)과 같은 세척액을 이용하여 치아 내부를 세척하고 소독합니다. NaOCl은 항생제의 역할을 하며 소독, 세균과 biofilm 제거, 혈병과 fibrin의 화학적 제거, 손상된 세포 및 괴사조직 제거 목적으로 사용되며 상아질-치수의 경계면의 지혈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치수 노출 후에는 출혈을 특정 시간(5분~10분) 내에 조절하는 것이 중요한데, 지혈이 얼마나 잘 이루어지는지는 남아 있는 치수 조직의 상태를 판단하는 하나의 임상적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3. 칼슘실리케이트 계열 생체재료
최근 생활치수치료에서는 칼슘실리케이트 기반 생체재료(calcium silicate cement, CSC)가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MTA(Mineral Trioxide Aggregate)와 같은 재료가 있으며, 이러한 재료들은 치수 조직과의 생물학적 적합성이 높고 경조직 형성을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MTA는 높은 알칼리성, 생체적합성, 경조직 형성 유도 등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 생활치수치료를 비롯한 다양한 치과 치료에 활용되어 왔습니다.
최근에는 MTA 외에도 여러 종류의 칼슘실리케이트 계열 재료가 개발되어 임상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비가역적 치수염을 보이는 성숙 영구치에 MTA를 비롯한 칼슘실리케이트 계열 재료를 사용했을 때 비교적 높은 성공률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4. 치료 후 밀폐와 최종 수복
생활치수치료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치수에 적절한 생체재료를 적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치아를 얼마나 잘 밀폐하고 수복하느냐도 중요합니다.
치아 내부로 세균이 다시 들어간다면 아무리 좋은 재료를 사용하더라도 치료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치료 후에는 미세누출을 최소화하고 치료 부위를 안정적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적절한 수복을 시행해야 합니다.
치아의 남아 있는 구조와 파절 위험, 교합 상태 등을 고려하여 최종적으로 적절한 수복 방법을 결정하게 됩니다.
생활치수치료는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할까?
생활치수치료는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됩니다.

사진에서 언급한 치수복조술, 부분치수절단이나 근첨형성술(Apexogenesis)의 경우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지만 MTA와 같은 특정 생체재료는 별도의 비급여 비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치료 전에 치과에서 보험 적용 항목과 비급여 재료 비용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