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전공의 시절 찾아온 암 환자, 방사선치료 전 치과 진료가 중요한 이유

by journal98009 2026. 8. 22.

 

치과 전공의 시절 처음 마주한 암 환자
치과 전공의 시절 처음 마주한 암 환자

전공의 시절 처음 마주했던 암 환자와 치과의 역할

제가 대학병원에서 전공의로 근무하던 시절, 암 치료를 앞두고 ‘pre-RT dental treatment’, 즉 방사선치료 전에 치과적인 평가와 처치를 받기 위해 치과로 의뢰되어 내원했던 암 환자들이 꽤 있었습니다. 다양한 과(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외과)에서 이러한 환자들을 치과로 의뢰했던 것이지요. 제가 인턴 생활을 하며 처음 암 환자를 접하였을 때 상당한 부담을 느꼈던 기억이 있습니다. 치과의사라면, 앞으로 진행될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가 구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구강을 포함한 두경부에 방사선치료가 예정되어 있는 환자의 경우에는 방사선치료 이후 구강 합병증이 빈발하기 때문에 방사선치료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구강 합병증을 미리 예상하고, 치료가 시작되기 전에 감염원이 될 수 있는 치아와 구강 내 문제를 가능한 한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두경부 부위에 방사선치료를 받는 환자에서는 구강 조직이 직접 방사선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치과에서의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항암 화학요법을 받는 환자의 경우 항암 약물이 반감기가 있어 치과적으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입원 당시에는 점막염 등의 구강합병증이 문제가 되지만, 퇴원 후에는 전신상태가 회복되면서 구강질환도 크게 개선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두경부 방사선치료는 타액선이나 구강점막, 치아 주변 조직 및 골조직 등에 장기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치료 전부터 치과의사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방사선치료를 앞둔 암 환자가 치과에 의뢰되었다면 현재의 치아 상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예상되는 치료 과정과 그에 따른 구강 변화를 함께 예측하면서 진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경부 방사선치료 후 나타날 수 있는 구강 합병증

방사선은 종양세포뿐만 아니라 정상 세포(조혈세포, 상피세포, 혈관내피세포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세포분열능이 활발하고, 분화도가 낮은 세포일수록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방사선 골수염 유발에 관련되는 여러 조직의 세포에도 세포손상이 초래되어 방사선 골괴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방사선치료가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구강 합병증 중 하나가 구강점막염입니다. 구강 점막이 직접적으로 파괴되면서 궤양, 동통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영양섭취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 타액선이 방사선의 영향을 받게 되면 침의 분비가 감소하여 구강건조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타액 분비의 감소는 구강청결 상태의 불량을 가져와 치아우식증(방사선 우식증)이 발생하거나 기존의 우식이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구강점막염과 같이 나타날 때 환자는 고통이 심해집니다.
  • 저작근이나 주변 조직의 섬유화로 인해 입을 충분히 벌리기 어려운 개구장애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개구장애는 환자의 구강위생 관리와 치과치료 자체를 어렵게 만들 수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음식 섭취에도 영향을 주어 영양 장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방사선 관련 골괴사(Osteoradionecrosis, ORN)와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고려해야 합니다. 방사선 손상이 조골세포와 파골세포의 분열능을 정지시켜 골의 치유 능력이 저하되고, 혈관내피세포에 대한 방사선의 영향으로 인해 혈행 감소가 동반되는데, 이러한 상태에서 구강 내 감염원이 존재함으로써 발생됩니다. 특히 방사선이 조사된 부위에서 발치와 같은 외과적 처치가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면 정상적인 상처 치유가 어려워질 수 있으며, 방사선 관련 골괴사와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고려해야 합니다. 

방사선치료 전에 치과의사는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

두경부 방사선치료를 앞둔 환자가 치과에 내원했다면 가장 먼저 구강 전체에 대한 꼼꼼한 평가가 필요합니다. 현재 존재하는 충치와 치주질환뿐만 아니라 치료 이후 감염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있는 치아가 있는지, 보존이 가능한 치아인지, 장기적으로 유지할 가능성이 있는 치아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보존할 가치가 있는 치아라면 적절한 수복치료나 필요한 경우 근관치료 등을 시행하여 방사선치료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줄이는 방향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예후가 매우 불량하거나 감염원이 될 가능성이 높은 치아라면 방사선치료가 시작되기 전에 발치를 고려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방사선치료가 시작된 이후에는 조사된 부위의 조직에 대한 외과적 처치가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방사선은 골조직과 골막, 치아 주변 조직, 혈관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미세혈관의 변화와 조직의 치유 능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방사선치료 이후에는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발치와 같은 침습적인 치료를 최대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이미 방사선치료를 받은 환자에게 치아 문제가 발생했을 때에는 치아의 상태와 방사선 조사량, 조사 범위, 환자의 전신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치료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발치보다 근관치료와 같은 치아 보존적 치료가 더 적절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치료 원칙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실제 치료에서는 방사선종양학과, 구강악안면외과, 치과보존과 등 관련 의료진과의 협진이 중요합니다. 결국 방사선치료 전 치과 진료의 핵심은 이미 발생한 구강질환을 치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을 예측하여 위험요인을 미리 줄이는 것입니다. 전공의 시절 암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느꼈던 것도 바로 이러한 예방적 치과진료의 중요성이었습니다. 암 치료의 성공적인 진행을 위해서는 종양 자체에 대한 치료뿐 아니라 환자가 치료 과정에서 최대한 건강한 구강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중요한 의료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 글은 두경부 방사선치료를 받는 암 환자의 구강관리와 관련된 일반적인 의학 정보를 정리한 내용이며, 실제 치료 방법은 환자의 암 종류와 치료계획, 방사선 조사 범위 및 전신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담당 의료진 및 치과의사의 진료와 상담이 필요합니다.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블로그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