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는 양치를 정말 열심히 하는데도 충치가 잘 생기고, 어떤 사람은 관리를 조금 소홀히 해도 충치가 잘 생기지 않습니다.
이러한 "충치가 생기는 체질"은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요?
충치가 잘 생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어디에서 시작되는 것일까요?
저 역시 단순히 “양치를 잘하면 충치가 생기지 않는다”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치과대학을 다니며 알게된 흥미로운 사실은 "어린 시절 형성된 구강 환경이 평생의 충치 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충치균이 없다면 충치가 생길 수 없다.
충치, 즉 치아우식증은 단순히 단 음식을 많이 먹어서 생기는 질환은 아닙니다.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것이 무균동물 연구입니다.
구강 내에 충치와 관련된 세균이 존재하지 않는 무균동물에서는 충치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관찰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충치와 관련이 있는 세균으로는 *Mutans streptococci(MS)*가 있습니다. 여기에는 대표적으로 Streptococcus mutans와 Streptococcus sobrinus가 포함됩니다. 또한 Lactobacilli(유산균) 역시 치아우식증의 진행과 관련이 있는 세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충치는 치아에 붙은 음식물과 구강 환경 내 세균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그렇다면 충치균은 언제 아이의 입속에 들어올까?
아기는 태어날 때부터 충치균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성장하면서 주변 사람과의 접촉을 통해 다양한 구강 세균을 획득하게 됩니다.
특히 Streptococcus mutans와 같은 충치 관련 세균은 부모나 주 양육자의 타액을 통해 아이에게 전달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숟가락을 함께 사용하거나, 아기의 젖꼭지를 입으로 닦거나, 음식을 입으로 불어서 식혀주는 등의 행동은 보호자의 타액이 아이의 입으로 전달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세균은 아이가 몇 살쯤 되었을 때 본격적으로 자리 잡게 될까요?
생후 19~31개월, '감염 가능 기간'이라는 개념
Caufield 등의 연구에서는 아이들에게서 Mutans streptococci(MS)가 특정 시기에 집중적으로 획득되는 현상을 관찰했습니다.
연구에서는 이처럼 MS가 집중적으로 획득되는 시기를 **‘감염 가능 기간(window of infectivity)’**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특히 생후 약 19개월에서 31개월 사이가 중요한 시기로 제시되었습니다.
“이때만 충치균에 감염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충치 관련 세균이 아이의 성장 과정에서 무작위로 언제든 똑같이 정착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발달 시기에 집중적으로 획득될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연구에서 만 3세 무렵 충치 관련 세균이 검출된 어린이에서는 약 52%에서 치아우식증이 관찰된 반면, 같은 시기에 충치 관련 세균이 검출되지 않은 어린이에서는 약 3%에서만 치아우식증이 관찰되었습니다.
어린 시기에 세균이 구강 내에 정착하는 것이 이후 치아우식증 발생 위험과 상당한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영구치가 맹출하는 약 6세부터 second window가 다시 열릴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영구치가 나오는 시기에도 충치 관련 세균이 구강 내에 정착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성을 알려줍니다.
그렇다면 부모의 구강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여기에서 부모의 역할이 중요해집니다.
충치 관련 세균은 아이의 주변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획득될 수 있으며, 특히 부모나 주 양육자의 구강 내 세균이 중요한 감염원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의 충치를 예방하려면 아이의 양치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부모 자신의 구강 건강도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의 구강 내 충치 관련 세균 수준을 낮추면 아이에게 세균이 전달될 가능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기에게 충치균이 전달되는 것을 줄이려면?
- 아기와 식기(숟가락)를 함께 사용하지 않기
- 음식을 미리 씹어서 먹이지 않기
- 아기의 입에 직접 뽀뽀하는 행동 줄이기
- 뜨거운 음식을 입으로 불어서 식히지 않기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 자신의 치아 관리
사실 위의 행동들을 모두 조심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보호자 자신의 구강 건강을 관리하는 것입니다.
부모에게 충치가 많거나 구강위생 상태가 좋지 않다면 구강 내 충치 관련 세균의 수준이 높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 역시 하루 두 번 이상 꼼꼼하게 양치하고, 치실이나 치간칫솔 등을 활용해 치아 사이를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일리톨, 불소도포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Reference
CAUFIELD, P. W.; CUTTER, G. R.; DASANAYAKE, A. P. Initial acquisition of mutans streptococci by infants: evidence for a discrete window of infectivity. Journal of dental research, 1993, 72.1: 37-45.